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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언어 정책과 동화주의 정책 그 사이

by trini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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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의 언어정책과 현실 사이: 이중언어정책의 이상과 동화주의의 그림자

교육 현장에서 마주한 언어의 경계선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한국어 및 유아교육을 제가 직접 경험한 교육 현장을 중심으로, 중국의 이중언어정책과 그 이면에 숨겨진 동화주의 경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1. 조선족, 이중언어정책 속의 ‘선택된 소수민족’

중국 정부는 헌법과 여러 교육법에서 소수민족의 언어권을 공식적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중 조선족은 조선어(한국어)와 중국어(표준어)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언어교육 대상 민족으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중언어 정책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적용될 때 이상과 현실 사이에 큰 간극을 드러내곤 합니다.

2. 표면적 다언어 존중 vs. 실질적 표준어 중심주의

이중언어교육이란, 두 언어를 균형 있게 사용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조선족 학교에서도 중국어 수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한국어 과목은 제한적으로 다뤄지며, 입시 제도도 중국어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많은 교사들은 말합니다.

“이중언어는 명분일 뿐,
실질은 ‘국가 통합’이죠.”





3. 동화주의의 그림자: 언어 상실의 침묵

정식으로는 ‘다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나, 통일적 가치, 공통 문화 강조를 통해 은연중 동화주의적 접근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조선족 2~3세대는 한국어 사용 기회가 줄어들고, 모국어에 대한 정체성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제가 진행한 설문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1세대 응답자: “우리는 말로 민족을 지켰다.”
2세대 응답자: “학교에선 써도, 일상에선 안 써요.”
3세대 응답자: “한국어 잘 못 해요. 중국어가 편해요.”



4. 교육 현장에서 체감하는 언어의 ‘부조화’

한 논문에서는 조선족 대학생 대상의 말하기 수업에서
학생들의 발음, 문법, 표현력은 중국어 기반에서 ‘한국어를 습득’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는 단순한 외국어 수업과는 다르게,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어 더 민감한 문제입니다.

“말하기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내가 왜 이걸 배워야 하죠?’라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정책과 교과과정 사이의 간극을 학생들이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5. 이중언어교육, 이상으로만 남지 않기 위해

진정한 이중언어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업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생활 속에서 사용할 기회
• 문화와 연결된 언어 체험
정체성을 지지해 주는 교육 철학이 함께해야 합니다.



6. 교육자의 자리에서, 다시 묻다

조선족 교육은 단지 언어 교육이 아닙니다.
그것은 민족, 역사, 미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정체성과 다양성의 존중, 그리고 아이들이 두 언어를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환경입니다.

“정책은 종이에 쓰이지만,
교육은 사람 속에 새겨진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경극과 탈춤: 중국과 한국의 전통 공연 예술 비교’를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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